



"안녕하십니까?
창호와 함께한지 벌써 46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백겸창호공방을 찾아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열세살 어린녀석이 무서운 스승님 손에 이끌려 이일을 시작한지 벌써 46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특별히 장대한 꿈을 가지고 이일을 시작 했다거나 전통의 맥을 이어간다는 사명감에 이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니다. 그저 1968년 13살의 나이에 배고프고 헐벗던시절 하기싫어도 할 수밖에 없었을 뿐이다. 이것이 한옥일을 하게된 동기라면 동기일수도 있다. 열심히 살았던 그런 시절이 고마울 만큼 지금 하고 있는 이일에 만족하진 못하다. 크게는 제도적인 문제와 작게는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일 것이다. 다만 예전보다는 입에 풀칠하지 못할정도는 아니란 것과, 가끔씩 이 일에 대한 보람을 알아가는 정도로 시대적 변화를 느끼고 있다. 지금 우리 나라에는 나와 같은 분야에서 종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 않다. 그분들이 기나긴 세월 동안 전통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계신것에 비하면 나는 너무나 일천(一喘)한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
전통 창호일을 하는 동안 아쉬운 점이있다면 창호를 제작함에 있어서 우리 목재인 소나무 (금강송, 황장목, 춘양목, 해송등)를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창호에 알맞은 육송을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생산되는 양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쩔수 없이 차선책으로 북미산 소나무 (홍송, 더글러스)를 쓰고있는 현 실정이다. 옛 선조들이 건물을 지을때는 춘양목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춘양목은 경북 봉화군 춘양지방에 자라는 소나무를 뜻하는 말인데 그곳 기후와 토질이 소나무가 자라는 최적의 조건 때문에 변형이 적고 단단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금강송 (황장목) 해송이라는 소나무과의 고급 목재가 있지만 흔히 사용할만한 양은 아니었을 것이다. 창호를 제작함에 있어 제작기법은 옛선조들이 하던 기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작업과정은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명이 발달함에있어 기계의 힘을 빌려쓰는 반 수공업 형태로 발전해나가기 때문이다.
전통창호가 지니는 장점과 단점을 굳이 이유를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현대적 주거공간 잣대로 본다면 불편하겠지만 조금만 개선해서 사용한다면 너무도 많은 것이 장점이 될 수있다는 것이다. 요즘 웰빙 붐이 일고있는데 모두들 세멘 덩어리, 화학물질 들이 둘러싸인 곳에서 내뿜는 독성들을 마시고 사는데 웰빙이 무슨 큰의미가 있을까 생각된다. 특별히 다른 대안이 없는 주거 공간 이라면 폐해를 조금 이라도 줄여보자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그렇다고 전통문짝 몇장 사용한다고 독성이 방지되는 것은 아니다 되도록 자연목재가 그것들을 가질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일뿐이다. 아무튼 우리의 환경 특성상 폐해를 총체적으로 진단하고 예방하기에는 나의 지식으론 힘들지만 언제 풀어도 풀려야할 우리 모두의 숙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 언제, 어느 때, 어디에서든 내가 하고있 분야에서는 모든 분들게 솔직하고 성실하게 상담, 제가해 드릴 것을 약속드리면서 끝을 맺을까한다.
백겸창호공방 대표